왁자지껄! 자유로운 생각 나누기
글 수 62
풍경화 -박종영 어지러운 발끝에 채이는 새벽바람은 언제나 차다 상강 지나 늦가을로 접어서는 더욱 그렇다 몇 개 안 남은 나뭇잎이 맨땅을 업고 뒹굴 때마다 땅으로 숨어드는 고요, 어두워지는 슬픔의 소리가 보챈다 나는 오늘도 숲을 닮으려 산을 오르고, 떠나는 절기 달래며 익숙한 그늘에 마음을 심는다 잠시 산자락에 앉아 바라보는 지평 끝으로 산은 강이 되어 흐르고, 슬퍼지기 위해 늑장 부린 산국 한 무리 망설이며, 가는허리 흔들어 주라 아양이다 게으른 석양으로 온기 돋우는 자작나무 숲 작달한 나무 사이로 설익은 산 다래 몇 개, 속살 환하게 발가벗으면 산 까치 볼록한 가슴 훔쳐 날고, 불현듯, 산 넘어 나의 가을은, 천년, 그 묵언의 세월을 어이 혼자 지키는가 photo by 작은새 사진가님

